그대 앞에서 글/박현진
산(山)을 풍경 삼은 한 아파트가
햇살처럼 봄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동무 된 나무와 숲 새들의 옹알이
내려앉은 고즈넉한 오후의 길목에서 난 그립다.
꽃물들인 손톱 사이로
빗질하는 머리카락 사이로 새어나가는
추억처럼 난 그립다.
별을 헤아리는 아이처럼
빛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기억의
언덕 너머 성(城)에 도달해도 난 그립다.
이루지 못할
약속(約束)을 늘 만지고 살았음에도
빛과 어둠이 하나가 되어도
난 그립다.
그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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