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춘설(春雪)

해맑은미소야 2011. 3. 8. 20:29

 
춘설(春雪) / 이 은 희 
오묘(奧妙)한 연서(戀書) 
어두운 몽매(夢寐)함이
보도블록에 붙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겨울을 털어내는 손길이 분주할 때 
당신 오셨습니다
오시는 길 멀지는 않으셨는지....
당신은 교차로에서
파란 신호등에서 잠시 멈추시더니
그저, 욕망(慾望)을 끌어들인 조아림으로
꽃샘추위에 시샘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도블록에 살포시 밟는 하얀 고백
하얀 고백 밟는 소리마다 환희(歡喜)이고 전율(戰慄)
흰 구름 끌어안은 당신은 초로(草露)와 같은지라
앞에 서서 있어도 모른다 
손에 잡아도 잡히지 않는다 
목소리 들려도 들리지 않는다 
화려한 떨림으로 애달픈 마음 두드리며
그저, 순수한 빛깔의 몽매(夢寐)함이
어둠을 걷어내고
적요(寂寥) 가로지르면
오묘(奧妙)한 연서(戀書) 
초로와 같을 지라도
순수한 빛으로 녹이는
내게
아주
특별한 
춘설

 

'이은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애  (0) 2011.07.04
시를 사랑하는 사적인 시간  (0) 2011.06.29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0) 2011.06.16
봄에게 띄우는 안부 편지   (0) 2011.03.08
레드와인  (0) 2011.03.08